나이가 들면 뭐니뭐니 해도 건강이 제일이다 [윤영진의 귀촌일기 73]

매년 연초가 되면 지인들과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새해 인사를 한다.

서로 오가는 말은 많지만 그 내용을 요약하면 두 가지뿐이다.

“새해에는 더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라고!
” 예전에는 으레 인사로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요즘 들어서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에 와 닿는다.

한 살 더 먹으면 인생에서 ‘건강’과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건강에 대해서는 더 민감해진다.

그동안 특별히 아픈 곳도 없었고 건강하다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언젠가는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 같다.

아직 이팔청춘이라고 스스로 자신하지만 가끔 사람들은 그런 나를 노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그런 말을 들으면 나는 억울하고 답답하고 아내는 재미있다고 폄하한다.

마치 본인은 나이 드신 분이 아닌 것처럼.

새해가 되면 지인들에게 문자로 안부 인사를 보낸다.

ⓒⓒⓒPixabay

주위를 둘러보면 병 쪽도 꽤 많다.

저는 아직 젊어서 정정하고 있지만 제 주위 분들은 모두 약을 달고 살고 있다.

고혈압, 당뇨 등 누구나 1,2종류의 지병은 가지고 살아 있는 것 같다.

특히 겨울이면 동네 작은 의원은 아침부터 환자로 붐비지만 대부분 성형 외과 환자다.

평생 농사 때문에 몸을 혹사한 것으로 나이를 먹어 안 아픈 곳이 없다.

그러나 바쁜 농번기에는 어느 정도 병이 없어서는 병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농한기인 겨울이 되고 처음 병원을 찾는다.

”이제 연골이 닳은 거래.쉬는 게 약이라고 하는데 갑자기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그대로 가서 물리 치료를 받아 온단다!
”최근에 병원에 다니고 있는 근처의 오빠의 이야기이다.

시골에서 좋은 물 좋은 공기를 쐬고 오래 살것 같아도 실제는 그렇게도 아닌 것 같다.

시골보다는 도시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더 길다는 통계 자료도 있으니까.시골에서는 피부도 빨리 노화하는 것 같다.

농업을 하려면 햇볕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피부가 거칠어지다 것은 당연하다.

특히 한여름이 지나면 차이가 더욱 돋보이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는 지금은 단지” 팔”로 산다.

작년 8월, 폭염 속에서 풀을 베었다.

얼굴이 타들어가기는커녕 숨이 막혀 죽을 지경이었다.

ⓒ윤영진그동안 건강에 자신감을 갖고 살아왔지만 지금은 예전 같지 않다.

오래 전에 한번만 아내가 보약을 만들어 온 것이 있었다.

그 때 무조건 보약을 먹어야 했지만 그만 실언 했다.

”저는 보약 따위는 필요 없다.

밥을 많이 먹는 것이 보약 같으니라구!
”그것에 쓴 약을 먹고 싶지 않으면 기껏 사온 보약을 마치지 못 했다.

물론 그 뒤 보약이라는 것은 본 적이 없다.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지만 그때는 제가 분별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너무 감사하며 먹는데… 그렇긴안타깝게도 아내는 그런 기억은 절대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건강에 신경을 쓰는 것은 나뿐이 아닌 것 같다.

가끔 지인의 집에 가보면 식탁 옆에는 건강 식품과 영양제가 많이 쌓였네.”며느리가 사서 보낸 건강 식품이에요”나 ” 괜찮다는 것에 녀석이 또 영양제를 보내왔으니까!
”라고 자랑이 아니라 자랑을 늘어놓다.

그런 때는 나는 가만히 있어야 한다.

아이는 결혼도 하지 않은 아들 하나뿐인 데, 도대체 남자 아이들은 졸이라는 것이 없다.

나이가 들면 은근히 건강식품이 먹고 싶어진다.

ⓒⓒⓒPixabay작년 가을,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비염이 나았다.

한동안 괜찮아서 나았다고 생각했으나 증세가 다시 나타났다.

과수원도 그만둔 게 분명히 늘어난 운명이지만, 면역력이 약해진 것을 보면 이제 나도 늙어 갈 것 같다.

몸이 어려워지자 마음은 더욱 약해졌다.

어라?내가 병인데, 가족은 너무 걱정하고 있지 않다.

”환절기니까 것이다.

금새 나을 거야!
”아내의 위로가 별로 기쁘지 않아.다른 사람들은 병이라고 말하면 보약이니, 무엇이든 몸에 좋다는 것은 다 바치겠다고 하지만 우리 가족들은 나를 투명 인간 취급한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내가 가족에 약간은 초조한 것 같다.

마른 하늘에 왜 천둥이 떨어졌느냐는 것처럼 어이 없다는 표정을 하던 가족들이 드디어 깨달은 것 같다.

다음날 아들이 홍삼 농축액을 사왔다.

”아버지, 다 드시면 다시 살게요!
” 숙이고 절을 받자 태어나서 처음으로 건강 식품을 대접했다.

홍삼이 면역력에 좋다고 해서 처음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셨는데 아직 별로 차도를 느끼지 못한다.

열정이 식은 지금은 어쩌다 한번 기억해야 먹는다.

그래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운동을 한다.

ⓒ윤영진시골에 살아서 도시에 있는 친구를 잘 못 만나.친구는 도시에 놀러 오라고 했고 나는 시골에 오라고 우겨대다.

또 무직의 주제에 뭐가 그렇게 바쁘다고 쉽게 약속을 할 수도 없다.

그래도 일년에 몇번은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벌써 만나는 몇달 전부터 날짜를 정한다고 난리다.

마치 뭐 바쁜 일이라도 있었던 것처럼.그러나 나이가 들면서는 이런 약속은 별 의미가 없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몇달 후의 약속이 무슨 소용일까?그때 가서 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라구!
(혹시 몰랐지만 역시 약속은 깨지고 말았다.

친구 한명이 인플루엔자에 걸리고 외출하기 힘들다고 한다.

” 어쩔 수 없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그때 보자”모두 정신이 나갔는지 카카오 톡 룸에서 조용해졌다.

그저께 내린 눈으로 텃밭이 텅 비어 있다.

봄이 되면 눈이 녹으려나? ⓒ윤영진몇년 전 100세를 맞이한 김·형석 교수가 “백년을 살아 보면”이란 책을 출판됐다.

그때 교수는 “인생의 황금기는 60세에서 75세까지 ” 하지만 이런 말은 무조건 믿고 따라야 한다.

실제로 100세를 살아 보고 한 말이니까.하기야 그런 이야기는 믿는다고 전혀 손해 볼것도 없다.

얼마 전 103살이 된 신년 인터뷰에서 인생의 황금기가 80세까지 5년 연장하셨다.

갑자기 중요한 5년이 더 늘어났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교수는 그 황금기 때 가장 건강에 많은 것을 받았다고 한다.

교수의 말대로라면 나는 고난의 시기를 마치고 이제야 삶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나는 지금도 하고 싶은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앞으로 내 앞에 펼쳐지는 그 창창한 미래를 앞두고 만약 몸이 아파서 도중에 포기할 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누구도 병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있겠지만, 건강은 건강한 때에 미리 신경 써야 한다.

나이가 드니 뭐라고 해도 건강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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